여러분 안녕하세요

약 두 달만에 인사드리네요. 

팬메이커 정혜린입니다. 

너무 오랜만에 레터를 보내게 되어서 어떤 말을 먼저 드려야하는지도 머뭇거려지네요.

우선, 잘 지내셨나요? 답을 들을 순 없겠지만 진심으로 궁금합니다.

아무말 없이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돌아온 이가 하는 말이라 믿기 어려우시겠지만요.

개인적으로 저는 지난 겨울부터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두 달 전, 갑자기 다니던 알바에서 어느날 짤렸고, 바로 다음날 아주 긴 면접을 치룬 회사에서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어요. 현관이 닫히면 창문이 열리는 것이 인생이라더니. 얼떨떨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답니다. 하하.

합격한 그 자리는 제가 원하던 새로운 직무에 원하던 조건이라 기뻤지만 그 감정을 누릴 새도 없이 바쁘게 운전 연습만 하다가 출근을 하게 됐어요. 그즈음에 아빠로부터 차를 물려 받게 됐거든요. 덕분에 최근에는 여기저기 조금씩 쏘다니는 재미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근데 이렇게 쓰고 보니 별 거 없어 보이네요. 분명히 눈코 뜰 새 없는 시간들이었는데 말이에요. 여튼 전 그렇게 지냈답니다. 그리고 지금은 합격한 그 회사에서 드디어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 애쓰면서도 공허하지 않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하지만 매주 수요일에는 늘 마음이 불편했어요. 전해드릴 소식은 이것 저것 쌓여가는데 매번 이런 저런 핑계로 레터를 보내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늦었지만 두 가지 공지(?) 소식을 갑작스레 이번 레터에 적어 보내드리오니 부디 넓은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소식은 팬메이커 내용에 있을 약간의 변화인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제부터는 아무리 유명하거나 장안의 화제라 해도, 제가 별 관심이 없거나 좋아하지 않는 인물 혹은 브랜드에 대해서는 쓰지 않을 예정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정의한 팬메이커는 팬이 1명이든 100명이든 진심으로 그 사람을 응원하는 사람을 가진 이거든요? 근데 저는 제 마음 말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 수가 없잖아요. 알 수 있다 해도 그걸 가지고 제가 그 사람이 진정한 팬이다, 아니다 나누는 것도 웃기고요. 그래서 그냥 제가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브랜드에 대해서만 말하려 해요. 그러니 이제부터 팬메이커는 그냥 인간 정혜린이 좋아하는 이들에 관한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거에요.

두 번째 소식은 발행 주기입니다. 이제부터는 한 달에 하나의 글만 발행될 예정이에요. 그렇게 정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회사 일에 너무 바빠서 주 1회 연재가 벅찬 부분이 있고요. 그 다음으로는 주로 인터뷰글을 보내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인터뷰 글이 시간이 꽤 걸리더라구요. 근데 또 대충 쓰기는 너무 싫고. 그래서 한 달에 딱 하나의 글로만 찾아뵈려 합니다. 재미있게 써갈테니 기대해주세요. 히히.

이번에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월이 다 가기 전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러 올게요.

모두 행복하시고 사랑하세요!

감사합니다.

정혜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