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찾는 가구는 ‘오늘의집’에 없다 - 베이직 가구

#1 당신이 찾는 가구는 '오늘의집'에 없다

작년 본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엄마 대신 새로 살 가구 서치를 도맡아 했던 적이 있다. 자취방이 아닌 오래도록 살 집에 놓을 가구를 구매하고자 하니, 조건이 까다로워져 오늘의 집에서도 맘에 쏙 드는 가구를 찾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모든 게 맘에 들면 가격이 너무너무 비싸고, 가격이 맞으면 뭔가 하나 아쉽고의 반복이었다. 당시 내가 찾던 가구들의 조건은 아래와 같다.

1. 예뻐야 한다.
2. 우리 집에 사이즈가 정확히 딱 맞아야 한다
3. 튼튼해야 한다.
4. 합리적인 가격대여야 한다. 
5. 어느 정도의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일종의 있어빌리티)

사실 이런 가구는 오늘의집이 아니라 세상에 없었다. 그래서 날 통해 온갖 채널을 다 뒤졌던 엄마는 결국 오프라인 가구 페어까지 갔다. 하지만 거기에도 모든 게 맘에 쏙 드는 ‘바로 그 가구’는 없었고 지쳐버린 엄만 그냥 거기서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가구들을 샀다. 물론 지금도 잘 쓰고 있고 좋은 가구들이다. 하지만 그때 우리가 찾던 ‘바로 그 가구’는 정녕 없었던 것일까.

#2 없었는데, 있었습니다?

있었다. 친구 J의 신혼집에 있던  거실장을 보고 알게 됐다.

‘있었구나. 네가 있었어!’

템바보드 형태에 슬라이드 여닫이. 여기까진 흔했다. 그런데 손잡이를 밀어보니 그저 옆으로 밀리는 게 아니라 템바보드를 구성하는 나무 하나하나가 착착 거실장의 뒷면으로 밀리며 열리는 게 아닌가. 바로 이것이다! 나는 이 거실장을 찾아 헤맸던 것이다. 반갑고 놀라운 마음에 J에게 바로 말을 걸었다. 

“거실장 너무 예쁘다. 비싸지?”

친구는 비싸긴 한데 그렇게 비싸게 사진 않다고 했다. 백 얼마였던 것 같다고 했다.

‘가격대가 좀 있군.’

하지만 거실장은 완벽했다. 미리 알았더라면 샀을 것 같았다.

“너무 잘 샀다. 진짜로. 나도 작년에 이런 거 찾고 있었는데 못 찾았어.”
J는 내가 그 거실장의 가치를 알아본 것이 기뻤는지 아래와 같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원목 가구이기에 가격대가 좀 있다는 점. 

원목 가구를 선택한 이유는 결혼할 때 기억을 오래도록 품고 쓸 수 있는 가구를 바랐기 때문이라는 점. (합판의 경우, 관리는 편해도 수명이 짧다고 한다.)

그런데  전시품을 샀기 때문에 60% 할인에서 30% 할인을 더 받아서 저렴하게 샀다는 점. 

자신도 이 템바보드가 거실장 전체를 감싸며 뒤로 슬라이딩되길 바랐다는 점 등.

점점…

듣다 보니 J의 진심 어린 자부심에 빠져들게 되었다. 흥미로워졌다.

“다른 가구도 구경시켜 줘!”

J가 소개해 준 소파, 침대, 화장대, 책상은 모두 기본적인 디자인에 구매한 이유가 하나하나 확실했다. 서랍이 깊은 화장대가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스킨, 로션 등 기초화장품들은 높이가 꽤 있는 것들이 있어, 이를 고려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했다. 

‘화장품 쓰는 나도 생각 못 했는데. 듣고 보니 그렇네.’

제작자가 꽤 세심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니 모두 ‘베이직 가구’라는 브랜드 것이라고 J는 말했다.

‘가구거리랑 오프라인 다 돌아봤는데 여기가 제일이더라고.’

오프라인을 다 돌아?

장롱면허인 나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꽤 값나가는 물건을 살 때는 늘 J에게 먼저 물어봐야겠다고만 생각했다.

#3 스크롤만 스쳐도 인연

집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조용히  ‘베이직가구’를 구글링 하기 시작했다. 

‘여긴 분명히 찐이다.’

사실 본가 리모델링 당시 나는 끝까지 맘에 드는 스툴을 찾지 못했고, 반 년째 책상을 서서 쓰고 있었다. 그런데  내돈내산한 J가 전하는 베이직가구라는 브랜드가 이런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자사 홈페이지로 바로 들어가 스툴을 검색해 모두  훑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