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선생님들께 드리는 첫 고해성사

#고해성사를 가장한 자기소개서

2023. 11. 29.

이건 슬픈 자기소개서🎵

친구들아 Sing it Together🙌

뉴스레터 펑크 관련 고해성사 편지를 쓰자니 이 노래 (고백 - 다이나믹듀오 feat. 정인)가 떠올랐습니다. 갑작스레 고해성사 편지를 드리게 된 이유는 제가 이번주 뉴스레터 예고편으로 보여드렸던 LG 트윈스 관련 글을 보내드리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가족 및 일가 친척, 지인에게 직접 영업을 하여 구독자로 추가한 게 저번주인데, 이번주에 보내는 레터가 뉴스레터 펑크 메일이라니^^ 이게 무슨 창피인지⋯⋯. 따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무일 없던 척 가만히 있다가 다음주 수요일에 뉴스레터를 보낼까 생각도 했습니다만,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깨달은 것은 무척 면이 상할 지라도 벌어진 일을 수습해야 봐줄 만한 어른이 된다는 것이기에 이렇게 구독자님들께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핵심만 말하자면, 놀았습니다. 그냥 놀고 먹고 미루다가 이렇게 됐어요. 하지만 이번 뉴스레터에 인터뷰가 나가지 않는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유퀴즈에 나온 라디오 작가님이 그러시더라구요.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는 사람에 대한 몰랐던 이야기라구요. 그래서 구독자님이 알고 계신 저에 대한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그 이야기는 제가 이 뉴스레터를 하게 된 계기에 관한 것이에요. 계기가 된 건 올해 새롭게 가지게 된 목표였어요. 사람들이 무언가를 무척 좋아하게 만드는 데에 있어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목표. 이런 목표를 가지게 된 건 연초에 좋은 기회로 어떤 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어 직접 진행한 웹소설 굿즈에 관한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 덕분이에요. 숫자로만 돌아가는 광고 업계에서 일을 하다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고 직접 그 상품을 기획, 제작해보고 판매해보는 업무를 해보니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거의 매시간 펀딩 금액과 SNS 반응을 체크했는데, 회사 업무를 하며 그런 적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더라고요. 그건 사람들이 제가 쓴 가사의 노래를 듣고 긍정적인 반응해줄 때였어요. 회사에서는 목표를 달성해도 심드렁했던 제가 사람들 반응 하나 하나에 유일하게 울고 웃었죠.

그 생각까지 미치니 저는 저를 ‘사람들이 뭔가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 혹은 좋아할만한 뭔가를 만드는 것에 재미와 의미를 느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게 됐어요. 다시 말하면, 저는 누군가를 무언가의 팬으로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거죠. 이 사실을 알게 되자 단순히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그 일을 잘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지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어떤 일을 어떻게 해야 팬을 만드는 데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지를 모르겠다는 것이었어요. 굿즈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회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둔 상태였고요. 그런데 마침 그때 읽고 있던 브랜드 설계자라는 책에서 무언가의 전문가가 되고 싶을 때 추천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 나와 있었어요. 책의 저자가 추천한 방법은 ‘그 분야의 기자 되기’ 였죠. 내가 원하는 일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을 취재하고 다녀보라고, 그러면 그 분야에서 배우는 게 엄청 많아진다고 하더라구요. 밑져야 본전인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 기자가 되었고, 자칭 기자가 되고 보니 그럴 듯한 언론사(?) 혹은 매체는 있어야 겠다 싶어서 만든 게 팬메이커였습니다.

저한테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꽤 스펙타클했는데 말하고 보니 너무 단순해서 조금 싱거운 얘기인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뉴스레터를 보시면서 ‘얘는 왜 이런 일을 하고 다니나’라는 의문이 드셨던 분들이 있다면, 그 궁금증이 풀어주는 이야기가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그러고보니 여러분은 왜 이 레터를 구독하고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직접 영업한 분 제외 ㅎㅎ) 가능하시다면 짧게라도 제게 이 뉴스레터를 읽는 이유를 메일로 알려주시면 정말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부디 답장 주시는 분이 있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정혜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