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수 님 (이하 🍋): 팀을 정한 건 2018년이고 내가 진짜 팬으로서 활동을 했다라고 생각이 되는 이 시기는 올해부터인 것 같습니다

김기준 님 (이하 🥤): 약 30년 정도 됐습니다.

🍋: 어쨌든 프로구단이 다 지역마다 있기 때문에 자기 연고지를 중심으로 응원하는 팀을 결국 결정하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서울에는 두산이랑 LG 두 구단이 있어요. 두 팀 중 응원팀을 결정하기 위해 두 팀이 경기를 하는 날에 직관을 가서 정말 양측 팬덤 사이, 그 가운데 가운데 자리에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과적으로 당시에는 두산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는데 엘지 트윈스를 선택하게 됐습니다. 결정적 계기는 응원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에요.

🥤:  저희 아버지가 LG 팬이신데요. 제가 시골에서 자랐거든요. 그래서 야구장이나 축구장을 갈 기회가 되게 흔치가 않은 동네에서 자랐는데 어느날 아버지가 생일날이었는지 어린이날이었는지 잘 기억은 안 나는 날에 야구장을 데리고 가셨어요. 그때 이제 LG 응원석에서 처음 응원하면서 아버지가 막 어린이 LG 회원 뭐 이런 것도 가입시켜주시고 그래서 그렇게 처음 시작하게 됐어요

🍋: 티빙의  [아워게임 : LG트윈스]이 계기가 됐어요. 그게 아마 2022년에 엘지 트윈스가 우승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 만들어진 다큐멘터리인데 우연히 연초에 보게 됐거든요. 슬프게도 그 해에는 우승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깨닫게 된 게 제가 응원팀을 정하고 난 이후인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뭔가 엘지 트윈스 팀에 천지가 개벽한 일이 있었구나라는 것이었어요. 근데 작년에 2위를 했으니 ‘이제 때가 왔다. 내가 가야겠다. 가서 직접 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더불어 팬데믹 기간 동안 취미생활이랄 게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취미생활로 올해는 야구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 지금은 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격과 수비의 밸런스가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 저는 개인적으로는 가족들간의 추억이 있는 것이 이제까지 응원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야구를 접하게 된 어린 시절이 LG 트윈스가 막 ‘신바람 야구’로 엄청나게 회자가 되던 때였거든요. 근데 실질적으로 보면 다른 야구팀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LG는 이렇게 선수들 자체도 경기를 되게 좀 즐기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저도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를 저도 좀 다음이 있다라는 생각? 그러니까 희망이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항상 그런 일종의 긍정적인 희망 고문(?)을 계속 하다 보니 ‘내년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30년 넘게 응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저한테 야구랑 아직 더 공부해야 될 게 남아 있어서 즐거운 취미 왜냐하면 저는 이거는 제 응원한 햇수에 비례할 수 있지만 저는 아직까지도 야구의 룰을 100% 모릅니다.

🥤: 약간 탄산음료 같은 느낌이에요. 이게 좀 일상에서 막 스트레스 받고 했을 때 이렇게 경기를 보면은 시원해요. 시원한데, 지면 또 탄산이 땡기거든요. 그러니까 계속 고구마와 사이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만드는 약간 그런 애증의 존재라고나 할까요?

🍋: 앞으로 내가 평생 응원할 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저한테 LG트윈스는 가족의 유대감인 것 같아요. 아버지랑 아들 관계가 사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서는 좀 무겁잖아요. 근데 부자간에 같은 팀을 응원하면서 조금 자연스럽게 유대감도 생기고 저희 와이프도 원래 와이프는 되게 오래된 롯데 팬이었는데 작년에 엘지트윈스로 전향했거든요. 그래서 저희에게 엘지 트윈스는 약간 가족의 끈끈함을 만들어주는 팀이에요.

그리고 올해 또 큰 딸이 5학년인데 올해 어떻게 또 치어리딩 스쿨에 당첨이 돼가지고 야구장에서 공연도 했거든요. 둘째도 소속된 리틀 야구단이 프로 야구단과 함께하는 야구 클리닉에 운좋게 추첨이 되었고요. 그때 문보경 선수가 티볼도 올려주고 잠실에서는 김현수 선수가 둘째 아이의 타격 폼을 봐줬어요. 그래서 엘지트윈스는 저에게 가족 같은 느낌입니다.

🍋: 그럼요. 그리고 저의 인생에 배신 없습니다.

🥤: 네, 맞습니다.

🍋: 야구는 직관입니다. 직관하시면 더 빠져들 충분한 매력을 갖고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장으로 오십시오.

🥤: 엘지트윈스가 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승했거든요. 그리고  40살에 또 우승했어요. 그러니 희망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우승한다. 죽기 전에는 희망의 끈을 놓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하.

🍋: 오지환 선수가 이번에 통합 우승을 하면서 했던 말 중에 ‘이제 LG 왕조를 지금부터 만들어 갈 거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러기 위해서 이제 구단주나 여러분들한테 많은 지원을 이제 요청을 하면서 하는 멘트였는데요. 

저 또한 지금의 선수분들, 코치, 스태프 분들에게서 이 LG 왕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충분한 정말 능력을 보았고 그들이 써내려간 스토리를 보면서 이번 우승이 정말 시작점이 되겠구나라고 생각이 들면서 그 인터뷰의 말에 사실 너무너무 공감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이제 개인적인 상황이 있겠지만 정말 비더 원이라고 이야기를 하셨던 것처럼 정말  현재 많은 팀 구성원 분들이 한 팀으로 똘똘 뭉쳐서 이 역사를 좀 같이 써내려가는 시작을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제가 아이랑 갔던 첫 경기 때, 가족들이 다 같이 갔거든요. 그 첫 경기를 졌어요. 근데 사실 저는 아무렇지도 않았거든요.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아이들 같은 경우 처음 경기장 갔는데 지니까 너무 실망을  한거에요. 그래서 제가 아이들한테 ‘괜찮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 팀이다.’라고 했는데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좋은 결과 얻어주셔가지고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 진짜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른 것들은 다 차치하고 한국 시리즈에 올라간 이후만을 봤을 때는 사실 너무 추웠고 너무 경기 한 해 한 해가 드라마틱해서 개인적으로도 거의 매일 경기가 끝나면 몸살이 났거든요. 그 정도로 너무너무 인텐스한 경기를 같이 겪어왔기 때문에 고생하셨다라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 너무 오래 기다리셨는데 이렇게 함께 또 기다렸던 팬들 또 새로 LG의 팬분들이 된 분들이랑 같이 우승을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또 (우승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요. 내년에 또 우승하면 좋겠지만 LG가 잘하든 못하든 항상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 즐기면서 응원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응원하는 팀이 있으면 더 재밌잖아요.

그래서 꼭 우승이 아니더라도 항상 즐겁게 같이 엘지 트윈스 응원하면서 야구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건 다양한 요소가 팬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응원가일 수도, 티비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가족 간의 추억일 수도 있다. 그것들 사이에 공통점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실제로 없을 수도 있고.

하지만 두 분을 인터뷰하면서 확실히 느낀 공통점 한 가지가 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응원하는 마음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 될 때, 즉 함께하는 일이 될 때 그 감정이 극대화되고 더 소중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구 제3자가 보기에도 그 모습이 참 예쁘고 귀해 보인다.

아직도 어떻게 해야 이런 팬이 생기는 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한 것 같다. 이렇게 귀한 사랑을 주는 팬들을 귀이 여겨야 오래,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팬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